사경회. 춘천지구만 모여서 하는 사경회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기도로 준비한 마음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1일 부터 시작했던 실습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육체적으로 고단한 것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지만,

3명의 실습동기, 1분의 담임선생님, 33명의 6학년 7반 학생들.

이 모두를 감당하며 보내는 하루하루 가운데

말씀의 공급됨이 없고, 기도의 간구가 없었던 저로서는.. .

바닥을 또 치고 또 치고 또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삶의 바닥을 헤매고 기어다니면서 온갖 더러움을 다 끌어다 모으던 저는 사경회 첫날이 되어 갔습니다.

첫날, 말씀을 들으며 마음에 이슬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가물어서 쩍쩍 갈라지던 저의 마음에 맑고 맑은 이슬이 한방울 씩 떨어졌습니다.

치열한 현실에서 잠깐 동떨어져 이렇게 말씀 듣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기도 하고,

말씀을 들을수록 다시 되살아나는 내 마음이 좋기도 하고,

주께서 걸어가신 대로 살지 못하는 삶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그저 울며 말씀을 들었습니다.

 

나오미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면서 부터 고생길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고향을 떠나도 너무 떠났던 저는 너무 지친 마음과 몸으로 사경회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지친 나오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구간사님은 계속해서 나머지 3일동안 회복될 나오미와 그의 가족들을 말씀하셨습니다. 룻의 회복. 나오미의 회복. 정신적인 회복. 먹을 것의 회복. 가문의 회복. 결국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오르는 영광까지...

 

회개와 감사의 기도로 기도회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두번째 날.

하나님은 저를 여전히 그 곳으로 부르셔서 말씀을 듣게 하셨습니다.

전 날 보다 더 지친 몸을 이끌고 와서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 된 것을 들었습니다.

룻의 결단. 그 결단이 시작되면서 하나님의 역사도 함께 시작했다는 것.

하나님이 보아스와 룻, 나오미를 통해 조금씩 미리 계획해 놓으셨던 그 일을 시작하시는 것을 보는 제 맘은 두근두근

 

제게 둘째날을 희망과 기대였습니다. 여전히 제 현실은 엉망진창이었지만,

그래도 희망과 소망의 아지랑이가 피어올랐습니다. 지금의 바깥의 모습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고

주께서 주신 약속을 희망삼아 나가는 삶.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서 수업을 하고 선생님에게 코멘트를 듣던중 어지럽고 구토가 일어나 주저앉아서 양호실로 가서 내리 자다가 학교가 끝난 후부터 기도회 준비를 했습니다. 주석을 찾아보고, 말씀을 또 읽고 또 읽어보며 준비한 기도회. 준비하다가 하나님의 뜻을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룻의 그 고백이 나의 고백이었다는 것도 기억이 났습니다.

룻의 어머니를 따르겠다는 그 고백은 제가 했던 고백이었습니다. 캠퍼스에 와서 리더를 만나고 아무것도 몰랐지만, 리더가 말해주는 그 하나님에 홀라당 넘어가서 리더의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멋도 모르고 했던 그 고백과 그 마음들을 기억했습니다.

 

룻도 처음에는 어머니의 하나님이었지만, 이제 룻은 어엿한 주의 자녀로서 주의 공급하심을 맛보고 주의 계보에 참여하는 자매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다시 한 번 그 고백을 생각나게 하셨던 성령님은 나도 일어나서 주의 공급하심을 맛보하셨던 것 같습니다. 기도회를 은혜가운데에 마치고 고삼집회를 위한 연습을 짧게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실은 그래도 똑같았지만, 저의 마음에는 이미 끌 수 없는 빛이. ^^

 

이에 시어머니가 이르되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될지 알기까지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 보아스의 결단.

룻이 시어머니에게 이르되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다 행하리이다 하니라

그가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의 명령대로 다 하니라 - 룻의 엄청난 굳은 의지.

나오미가 며느리 룻에게 이르되 내 딸아 너는 그의 소녀들과 함께 나가고 다른 밭에서 사람을 만나지 아니하는 것이 좋으니라 하는지라 /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딸아 내가 너를 위하여 안식할 곳을 구하여 너를 복되게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 나오미의 담대함.

 

세 사람 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행하는 발걸음이었습니다.

나도.. 나의 엄청난 심지 곧은 결단. 나의 굳은 의지. 나의 담대함...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 그대로 구했습니다. 주님 나도 보아스가 되고 룻이 되고 나오미가 되어서 주의 뜻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나를 어떻게 하시려고 이렇게 이 곳까지 이 모습으로 데리고 오셨습니까. 주께서 나를 통해 하실 일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언제 나를 통해 일하시려고 하십니까.. 라는 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단 한가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통해 무엇을 하실지는 영원히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나를 통해 일 하실 것이다. 라는 생각. 그것 하나는 확실했습니다.

 

그리고 넷째날.

넷째날은 특별했습니다. 4일간의 룻기를 정리하며 룻기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룻이나 보아스나 나오미나... 모두 하나님 앞에서 엄청난 결단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엄청난 행동과 마음의 결단과 시도를 하나님 앞에서 보여주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수치스러운 행위를 시키는 그대로 하고, 매일 같이 밭일을 나갔던 룻.

주의 뜻을 거슬러 모든 것을 잃고도 주께서 부르신다는 그 하나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2달간의 치밀한 관찰과 기도를 통해서 주의 뜻을 확신하고 주께서 주신 지혜와 보여주신 모든 것을 통해서 행동을 한 나오미.

주께서 자신에게 일하실 때 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며 그 때에도 여전히 사람들을 축복했던 보아스. 주의 뜻임이 너무나도 분명하여도 전혀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하나님의 율법을 지켰던 보아스.

 

그들은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매일같이 결단만 하고 그 결단 주머니에다가 넣어버리고 잊어버리고 던져버리고 배신하는 저와는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결단을 하고, 또는 하나님의 약속과 뜻, 계획을 마음에 품고 난 후에. 그저 그 계획을 바라보고 기다리며 떼쓰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이 이루어질 때 까지 인내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님꼐서 해 주실것이냐고 불평불만이나 하던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속이 시원했습니다. 다시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래. 주의 뜻이 이루어 질 때까지 인내하자. 그것이 제가 해야할 단 한가지 였습니다.

지금도 인내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나를 어떻게 사용하시는 걸까... 죽기전에 한 번쯤은 하나님께 쓰일 수 있으려나 하고말입니다. ^^

 

사경회를 허락하신 하나님. 장소와 시간을 제공해 주신 그리스도의 교회. 말씀을 준비해주시고 섬겨주신 구영록간사님. 찬양팀. 예배팀 등 많은 섬김이들... 나를 다시 이 곳으로 불러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합니다. ^^